귀찮음의 경제학: 귀찮음으로 돈 벌던 SaaS, AI가 귀찮음을 해결하면 다 망할까?
AI 에이전트가 귀찮음을 느끼지 않는다면, 귀찮음을 대신해주던 SaaS는 전부 사라지는가? Zylo 실거래 데이터와 ATM-은행원 역사가 보여주는 세 가지 운명.
Jiwoong & Claude | 2026.03.12
결론부터
Zapier(앱과 앱 사이를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노코드 자동화 도구)는 "연결이 귀찮으니까" 대신 해준다. Calendly(미팅 일정 조율 도구)는 "미팅 잡는 게 귀찮으니까" 대신 잡아준다. Monday.com(프로젝트 관리 보드)은 "프로젝트 정리가 귀찮으니까" 보드로 정리해준다.
AI 에이전트가 이메일을 읽고 알아서 미팅을 잡아주면 Calendly 링크를 보낼 이유가 없다. AI가 직접 앱과 앱을 연결하면 Zapier라는 중간 다리가 필요 없다. 이 직관은 맞는가?
답: 맞다. 하지만 전부 죽지는 않는다. "귀찮음 해소만 하는" SaaS는 실제로 먼저 잘리고 있다. 반면 "해지하면 감사에 걸리거나 규제를 위반하게 되는" SaaS는 비용 압박에도 살아남는다. 그리고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격하되는 시나리오도 있다.
1. 편의 SaaS는 진짜 먼저 잘린다
무엇을 보여주려는가
"귀찮음 해소가 전부인 SaaS"와 "규제/감사에 묶인 SaaS"가 비용 압박을 받았을 때, 실제로 다르게 취급되는가?
데이터
Zylo는 대기업의 SaaS 구독을 한 곳에서 추적·관리하는 플랫폼이다. Salesforce, Adobe, DoorDash 같은 기업이 고객이다. 4,000만 라이선스, $400억 이상의 실제 SaaS 구매·해지 기록을 분석한다. 설문이 아니라 실거래 데이터다.
2022~2024년,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이 SaaS 비용을 줄이기 시작한 시기에, 카테고리별 삭감 폭이 극적으로 갈렸다:
| SaaS 카테고리 | 라이선스 삭감 폭 | 성격 |
|---|---|---|
| 프로젝트 관리, 팀 협업, 온라인 교육 | 20~30% 삭감 | "있으면 좋은" 편의 도구. 중복이 많음 |
| GRC(거버넌스/리스크/컴플라이언스), 취약점 관리 | 변동 없음 | 해지하면 감사/규제 리스크 발생 |
출처: Zylo 2025 SaaS Management Index; SaaSletter 분석 (2025.01) https://zylo.com/reports/2025-saas-management-index/ https://www.saasletter.com/p/zylo-saas-management-index-2025
이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
이건 같은 기업 안에서 카테고리별로 삭감이 갈린 데이터다. 기업 규모나 산업 차이라는 교란 변수가 통제되어 있다.
기업이 돈을 줄여야 할 때, Asana(팀 프로젝트 관리), Monday.com(업무 보드) 같은 프로젝트 관리 도구는 20~30% 잘렸지만, 컴플라이언스 도구는 건드리지 않았다. 기업은 실제로 "귀찮음 해소 도구"와 "규제에 묶인 도구"를 구분하고, 전자를 먼저 자른다.
2. 그런데 전부 죽지는 않는다
무엇을 보여주려는가
"귀찮음 해소"가 전부가 아닌 SaaS — 규제 준수, 감사 기록, 법적 책임이 묶인 SaaS — 는 AI 시대에도 버티는 구조적 이유가 있는가?
"책임"을 분해하면: 7개 층위
그런데 "책임"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이 단어를 분해하면, SaaS가 제공하는 가치가 어느 층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AI 대체 가능성이 갈린다.
| 층위 | 의미 | SaaS 예시 | AI 대체 |
|---|---|---|---|
| 1층: 경제적 | 비용을 줄여줌 | 가격 비교(스카이스캐너) | 완전 대체 가능 |
| 2층: 절차적 | 프로세스를 관리해줌 | 일정 관리(Calendly), 자동화(Zapier) | 대체 가능 |
| 3층: 인지적 | 복잡한 판단을 대신해줌 | 세금 최적화, 데이터 분석 | 부분 대체 가능 |
| 4층: 법적 | 서명하고 법적 책임을 짐 | Veeva(FDA 감사), Workday(급여 보관) | 제도 변화 전 불가 |
| 5층: 관계적 | 오래 쌓인 맥락적 신뢰 | 10년 쓴 Salesforce 인스턴스 | 대체 어려움 |
| 6층: 감정적 | 불안할 때 안심시켜줌 | "이 결정 맞는 건가?"에 답해주는 인간 | 극히 어려움 |
| 7층: 실존적 | 삶의 방향을 확인해줌 | 진로 코칭, 인생 상담 | 대체 불가 |
이 구조로 보면 SaaS의 운명이 명확해진다. Zapier(2층), Calendly(2층), 스카이스캐너(1층)는 AI가 바로 대체할 수 있는 하위 층에 머물러 있다. Veeva(4층), ServiceNow(4층), Salesforce(4~5층)는 법적 책임과 관계적 신뢰가 묶여 있는 상위 층을 점유하고 있다.
핵심 역설 — "책임 분산 역설": AI가 1
3층(비용 절감, 절차 관리, 복잡한 판단)을 완벽히 자동화할수록, 47층(법적 서명, 관계, 감정, 실존)의 가치가 역설적으로 올라간다. AI가 세금 계산을 완벽히 해줄수록, "나를 10년째 알고 서명해주는 세무사"의 가치는 오히려 커진다.
SaaS에 적용하면
세무사에게 돈을 내는 진짜 이유를 생각해보자. 세금 신고가 귀찮아서? 그것도 있지만,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세무조사가 나왔을 때 "세무사가 했는데요?"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SaaS도 마찬가지다.
Veeva Systems — 제약 산업 전용 CRM 및 콘텐츠 관리 플랫폼. 화이자, 로슈 같은 제약사가 영업 기록, 임상시험 문서, 약물 부작용 보고를 관리하는 데 쓴다. 핵심은 FDA 21 CFR Part 11 규정에 따라 모든 데이터 변경 이력을 삭제 불가능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Veeva를 해지하면 이 감사 추적이 끊기고 FDA 검사에서 문제가 된다.
Workday — 대기업의 인사/급여/재무 관리 클라우드 플랫폼. 직원 급여 기록을 처리하고, 7년 보관 의무를 충족시킨다. Workday를 해지하면 급여 기록 보관 의무를 어디서 충족할지가 즉각적인 문제가 된다.
Zylo 데이터에서 GRC/컴플라이언스 도구의 삭감이 0%였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건 "좋은 제품이라서"가 아니라 "해지하면 법적 리스크가 생기니까"다.
이것이 AI 에이전트와 무슨 관계인가
AI 에이전트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현재 법체계에서 AI에 법적 주체성이 없다. AI가 세금 신고를 처리할 수 있지만, 세무조사가 나왔을 때 법적 책임을 질 수 없다. AI에 소송을 걸 수 없다. 보험을 들 수 없다.
이것은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제도의 한계다. 제도가 바뀌면 이 해자도 무너질 수 있지만, 전 세계 법체계가 바뀌는 데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정리: AI가 "기능"을 대체하는 것과 "책임"을 대체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기능은 지금도 대체 가능하지만, 책임은 제도가 바뀌기 전까지 대체할 수 없다. 이것이 규제 묶인 SaaS가 버티는 구조적 이유다.
3. 역사적 선례: ATM이 은행원을 죽이지 못한 이유
무엇을 보여주려는가
"하위 기능이 자동화되면 전부 죽는다"는 직관이 역사적으로 항상 맞았는가? SaaS의 미래를 예측하기 전에, 비슷한 구조의 과거 사례를 본다.
데이터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 ATM(현금자동인출기)이 대량 보급되었다. 현금 인출과 입금을 기계가 처리하니, 은행 창구 직원(teller)이 대량 해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1년에 오바마 대통령도 ATM을 기술 실업의 예시로 인용했다. James Bessen(보스턴대 법학부 교수, 기술과 노동의 관계를 연구)이 실제 데이터를 모아 보니, 정반대였다:
| 지표 | 수치 |
|---|---|
| ATM 도입으로 지점당 필요 은행원 수 | 20명 → 13명 (1988~2004) |
| 같은 기간 도시 지역 은행 지점 수 | 43% 증가 |
| 미국 은행원 총 고용 (1980s~2010) | 약 500,000명 → 약 600,000명 |
| 은행원 역할 변화 | 현금 처리 → 관계 뱅킹, 금융상품 판매 |
출처: Bessen, J. (2015). "Toil and Technology." IMF Finance & Development, Vol. 52, No. 1 https://www.imf.org/external/pubs/ft/fandd/2015/03/bessen.htm
ATM이 현금 처리(하위 기능)를 자동화하자, 지점 운영 비용이 줄었고 은행들은 더 많은 지점을 열었다. 은행원의 역할은 현금 처리에서 고객 관계 관리와 금융상품 판매로 전환되었고, 총 고용은 오히려 증가했다.
7층 모델로 보면: ATM이 1~2층(경제적·절차적)을 자동화하자, 은행원의 역할이 5층(관계적 신뢰)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것이 "책임 분산 역설"이 현실에서 작동한 사례다.
SaaS에 적용하면
AI 에이전트가 Salesforce(세계 최대 CRM. 기업의 고객 정보, 영업 파이프라인, 거래 이력을 관리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의 하위 기능 — 데이터 입력, 리포트 생성, 이메일 로깅 — 을 자동화하면, Salesforce가 죽는 게 아니라 역할이 바뀔 수 있다. "데이터 입력 도구"에서 "AI가 쌓은 데이터의 감사 기록 저장소"로. 하위 기능이 자동화될 때 전체가 죽는 게 아니라 역할이 전환되는 패턴이다.
그런데 — 아이폰이 ATM이 못 한 일을 해냈다
이 역사에는 후반부가 있다. ATM은 은행원의 "일부 태스크"를 자동화했고, 적응할 시간이 수십 년 있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스마트폰과 모바일뱅킹이 보급되면서 은행원 고용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ATM이 못 한 것을 아이폰이 해낸 것이다.
참고: "Why the ATM didn't kill bank teller jobs, but the iPhone did" (David Oks, 2026) https://davidoks.blog/p/why-the-atm-didnt-kill-bank-teller
MIT Sloan 연구에 따르면, AI가 직무 내 "일부 태스크만" 자동화하면 고용이 유지되거나 증가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태스크"를 자동화하면 기업 수준에서 고용이 약 14% 감소한다.
SaaS에 주는 교훈: AI가 SaaS의 "일부 기능"을 대체하는 단계에서는 SaaS가 역할을 전환하며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AI가 SaaS의 "거의 모든 기능"을 대체하는 단계가 오면, 역할 전환의 여지가 사라진다. 지금은 전자에 가깝다. 후자가 언제 오는지가 진짜 질문이다.
4. 세 번째 가능성: 죽는 것도 사는 것도 아닌 "잠수"
무엇을 보여주려는가
"죽는다" vs "산다"의 이분법 외에, 세 번째 시나리오가 있다. SaaS가 사용자 눈에서 사라지지만, AI 에이전트의 뒤에서 인프라로 계속 돌아가는 것이다.
구조적 유비
Stripe — 온라인 결제 인프라 회사. 쇼핑몰이나 앱에서 결제 버튼을 누르면 뒤에서 Stripe가 카드사·은행과 통신해 결제를 처리한다.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때 Stripe가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아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하지만 2023년 기준 연간 1조 달러 이상의 결제를 처리한다. 소비자 인지도는 0에 가깝지만, 인프라로서 건재하다.
기술 역사에서 이 패턴은 반복된다. DNS(도메인 이름을 IP 주소로 변환하는 시스템)를 의식하는 사용자는 없지만, 모든 웹 요청이 DNS를 거친다. SMTP(이메일 전송 프로토콜)를 아는 일반인은 없지만, 모든 이메일이 SMTP로 전송된다. 각 기술 레이어가 등장할 때마다, 이전 레이어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격하된다.
AI 에이전트 시대에 SaaS도 같은 길을 갈 수 있다. 사용자가 Zapier(앱 사이 연결 자동화 도구)를 직접 조작하는 대신, AI 에이전트가 뒤에서 Zapier의 API를 호출한다. Zapier는 사라진 게 아니라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한계 명시: 이것은 미래 예측이다. Stripe나 DNS는 "처음부터 인프라"로 만들어진 것이지, "소비자 도구에서 인프라로 전환한" 사례가 아니다. Zapier가 실제로 이 전환에 성공할지, 전환 후 가격 결정력(마진)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구조적 유비일 뿐 증명은 아니다.
그러면 누가 먼저 잠수하는가? — AI 프리미엄 역설
여기서 직관에 반하는 역설이 하나 있다.
AI와 연결이 잘 되는 SaaS일수록 먼저 잠수하거나 소멸한다. Zapier가 AI 기능(Zapier Central)을 잘 붙이고, API를 잘 열어두고, AI 에이전트와 매끄럽게 연동될수록 — 역설적으로 AI 에이전트가 Zapier 없이도 같은 일을 직접 할 수 있게 된다. AI와 잘 연결된다는 건, AI가 그 기능을 흡수하기도 쉽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Veeva(제약 CRM) 같은 규제 시스템은 AI 에이전트가 접근 자체를 못 한다. FDA 인증, 폐쇄적 API, 산업별 데이터 표준의 벽이 있다. AI와 연결이 안 되니까 잠수도 소멸도 느리다.
7층 모델과 연결하면: 13층(경제·절차·인지) SaaS는 AI와 연결이 쉽고, 그래서 빨리 잠수하거나 소멸한다. 47층(법적·관계·감정·실존) SaaS는 AI와의 연결 자체가 제도적·기술적으로 어렵고, 그래서 오래 살아남는다. AI 연결 용이성과 AI 대체 위험은 같은 변수의 양면이다.
주의: 이것은 데이터로 검증되지 않은 논리적 추론이다. Zapier Central 출시 후 실제 매출 변화는 비공개이며, "AI 기능을 잘 붙인 SaaS가 먼저 대체된다"는 인과 관계를 증명한 데이터는 아직 없다. 다만 Zylo 데이터에서 "AI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앱 카테고리"인 동시에 "편의 도구가 가장 많이 삭감된" 것이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는 점은 이 방향과 일치한다.
잠수는 영원하지 않다 — 잠수에서 소멸로 가는 메커니즘
잠수가 최종 상태가 아닐 수 있다. 지금 AI 업계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기술 변화를 보면, 잠수 이후의 단계가 보인다.
1단계 — 잠수: AI가 SaaS를 "호출"한다. 현재 AI 에이전트들은 외부 서비스에 접근할 때 MCP(Model Context Protocol)라는 표준을 사용한다. MCP는 쉽게 말해 "AI가 외부 앱의 기능을 불러쓰는 통로"다. AI가 Google Calendar의 MCP 서버에 접속하면, 사용자 대신 일정을 조회하고 미팅을 잡는다. 이 단계에서 SaaS는 살아있다 — AI가 뒤에서 호출하고 있으니까. 사용자 눈에만 안 보일 뿐이다. 이것이 잠수다.
2단계 — 소멸: AI가 SaaS 없이 "직접" 한다. 그런데 AI에게 "skill"이 생기면 상황이 바뀐다. Skill이란 AI가 특정 작업을 코드로 직접 수행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AI가 "Word 문서를 만드는 skill"을 갖고 있으면, Google Docs라는 SaaS를 호출할 필요 없이 코드를 실행해서 직접 .docx 파일을 만든다. Zapier를 호출해서 앱을 연결하는 대신, Python 스크립트를 직접 짜서 API를 연결한다. SaaS라는 중간 다리 자체가 필요 없어진다.
이 보고서 자체가 그 사례다. 이 문서는 Google Docs 같은 SaaS를 거치지 않고, AI가 docx 라이브러리를 직접 실행해서 만들었다. "문서 작성 SaaS"가 소멸하는 메커니즘이 이 대화에서 이미 작동하고 있다.
핵심: MCP(AI가 SaaS를 호출)는 잠수의 기술적 구현이고, Skill(AI가 직접 실행)은 소멸의 기술적 구현이다. 1
3층 SaaS는 skill로 대체 가능하므로 잠수를 거쳐 소멸까지 갈 수 있다. 47층 SaaS는 FDA 인증 데이터나 법적 서명을 AI가 코드로 만들어낼 수 없으므로, MCP 호출(잠수) 단계에 오래 머문다.
결론: 세 가지 운명, 그리고 살아남는 쪽의 조건
세 가지 운명
-
죽는다 — 귀찮음 해소가 전부인 SaaS. Asana(프로젝트 관리), Calendly(일정 조율), 스카이스캐너(가격 비교). AI 에이전트가 같은 일을 직접 하면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Zylo 데이터에서 이미 20~30% 라이선스 삭감이 진행 중이다.
-
잠수한다 — 사용자 눈에서 사라지지만 AI의 백엔드에서 계속 돌아간다. MCP(AI가 SaaS를 호출)가 잠수의 기술적 구현이다. 단, Skill(AI가 직접 실행)이 발달하면 잠수에서 소멸로 갈 수 있다.
-
산다 — 해지하면 법을 어기거나, 물리적으로 대체 불가능하거나, 네트워크를 재현할 수 없는 SaaS. GRC/컴플라이언스 도구의 삭감이 0%였던 것이 이 카테고리의 실증이다.
"산다"가 왜 사는지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세 가지 방어막이 보인다.
콘크리트보다 강한 세 가지 방어막
방어막 1: 물리+디지털 결합 해자 (비트의 세계 + 원자의 세계)
물리 자산만으로는 부족하고, 디지털만으로도 부족하다. 둘이 결합될 때 해자가 최강이 된다. 쿠팡의 물류센터(물리)와 배송 최적화 알고리즘(디지털)의 결합이 대표적이다. AI가 알고리즘을 복제할 수는 있지만, 수도권 핵심 위치의 물류센터를 하루아침에 지을 수는 없다. AI가 콘크리트를 코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방어막 2: 네트워크 밀도
수천만 명이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는 AI가 처음부터 만들어낼 수 없다. 카카오톡의 해자는 코드가 아니라 "한국인 대부분이 이미 거기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사람" 해자도 "콘크리트" 해자도 아닌, 관계의 밀도라는 제3의 해자다. 원래 프레임워크의 2×2 매트릭스로는 분류조차 할 수 없었던 변수이며, 세계 최대 시가총액 플랫폼들(카카오, 네이버, 위챗, 메타)이 여기에 해당한다.
방어막 3: 현존과 돌봄
물리적으로 "거기에 있는 것"을 요구하는 서비스는 AI로 핵심을 대체할 수 없다. 고령 부모를 간병하고, 아이를 돌보고, 환자를 직접 만지는 일. 일본에서 로봇을 투입했더니 생산성은 올랐지만 인력 부족은 해결되지 않았다(NBER 2024). 로봇이 모니터링은 대신하지만, 정서적 교감은 대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이것이 가장 큰 시장이 된다.
판단 도구: AI Defense Diamond
어떤 사업이든 네 개의 축으로 AI 시대 방어력을 평가할 수 있다.
- 책임 밀도 — 법적, 감정적, 실존적 책임이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가? (7층 모델의 몇 층을 점유하는가?)
- 물리적 자산성 — AI가 코딩할 수 없는 물리 인프라가 있는가?
- 네트워크 밀도 — 다자간 상호 연결이 얼마나 복잡한가? 처음부터 만들 수 있는가?
- 규제 복잡성 — 해지하면 법을 어기는가? 진입하려면 인증이 필요한가?
이 네 축에서 하나도 점수가 없으면 죽거나 잠수한다. 두세 개가 겹치면 견고하다. 네 개가 다 있으면 AI 시대에도 최강이다.
🔗 출처 목록
| # | 출처 | URL |
|---|---|---|
| 1 | Zylo 2025 SaaS Management Index (4,000만 라이선스, $400억+ 지출) | zylo.com/reports/2025-saas-management-index/ |
| 2 | SaaSletter — Zylo 데이터 분석 (카테고리별 삭감 폭) | saasletter.com/p/zylo-saas-management-index-2025 |
| 3 | ServiceNow Q4 2023 Earnings Release (SEC Filing) — 갱신율 99% | sec.gov/...erq4fy23.htm |
| 4 | Asana Q4 FY2025 Earnings Release (SEC Filing) — NRR 96% | sec.gov/...asana8-kex991q4fy25.htm |
| 5 | Bessen, J. (2015). "Toil and Technology." IMF F&D — ATM/은행원 데이터 | imf.org/external/pubs/ft/fandd/2015/03/bessen.htm |
| 6 | David Oks (2026). "Why the ATM didn't kill bank teller jobs, but the iPhone did" | davidoks.blog/p/why-the-atm-didnt-kill-bank-teller |
| 7 | AEI (2022). "What ATMs and Bank Tellers Reveal About the Rise of Robots" | aei.org/economics/what-atms-bank-tellers-rise-robots-and-jobs/ |
| 8 | CCIA (2026). "What Bank Tellers and Radiologists Can Tell Us About AI" — MIT Sloan 연구 인용 | ccianet.org/articles/what-bank-tellers-and-radiologists... |
— 끝 —
📚 이런 칼럼은 어떠세요?
공유하기
